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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한론 ]

6. 태양온병(溫病)과 오치(誤治)

by 한의사(진) 2022. 9. 4.

조문

6-1. 太陽病, 發熱而渴, 不惡寒者, 爲溫病.

 

6-2.  若發汗已, 身灼熱者, 名風溫. 風溫爲病, 脈陰陽俱浮, 自汗出, 身重, 多眠睡, 鼻息必鼾, 語言難出. 

 

6-3. 若被下者, 小便不利, 直視失溲.

 

6-4. 若被火者, 微發黃色, 劇則如驚癎, 時瘈瘲; 若火熏之, 一逆尙引日, 再逆促命期.

 

6-5. 若火熏之, 一逆尙引日, 再逆促命期.

 

 

해석

6-1. 태양병인데 발열하고 갈증이 있고 오한이 없는 것을 온병이라 한다.

6-2. 만약, 땀을 낸 후에(발한법을 쓴 후에) 몸에 작열이 있는 것을 풍온이라고 한다. 풍온병은 음양맥이 모두 부하고, 자한출하고, 몸이 무겁고, 잠이 많고, 숨소리가 거칠고, 말을 하기 어려워한다.

6-3. 만약, 하법을 쓰게 되면 소변불리가 생기거나, 직시, 실수가 생긴다.

6-4. 만약, 화법을 쓰게 되면 옅은 노란색을 띄게 되는데 심하면 경간(驚癎)같고 때때로 계종(瘛瘲)이 나타난다.

6-5. 만약 여기서 화법을 한번 더 쓰면, 한번의 오치로도 치유기간을 연장시키고, 거듭된 오치는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

 

해설

 앞의 1~3조를 보면 태양병이 무엇인지, 태양상한이 무엇인지, 태양중풍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6조는 마찬가지로 온병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6조는 조문 길이가 좀 길어서 내용별로 끊어 총 5개로 분리했다.


 먼저 6-1을 보자, 태양병(①맥이 부하고, ②두항강통이 있고, ③오한)의 증상에서 발열과 갈(渴)을 더하고 오한을 빼면 온병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태양병은 태양상한, 태양중풍, 온병 세가지로 나뉜다는 뜻이 아니라, 태양병은 태양상한과 태양중풍으로 나뉘고, 태양병과 온병은 같은 높이의 카테고리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태양병이라면 오한이 나타나야하는데 온병은 오한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태양병이라 할 수 없다. 온병은 태양상한이나 태양중풍과는 다른 치법을 써야하므로 반드시 명확하게 구분해야한다.

 

 온병은 말그대로 온사(溫邪)가 들어온 것인데 사기 자체에 열이 있으므로 발열이 심하고, 갈증이 심하다. 태양병 초기와 다르게 온병은 초기에서부터 갈증이 나타나는게 감별 포인트다. 하지만 태양병도 양명병으로 전변해버리면 당연히 갈증이 나타날 수 있다.


 6-1 조문이 온병(溫病)에 관한 것이라면 이번 조문은 풍온(風溫)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조문이다. 풍온은 온병보다 심하다. 태양상한과 태양중풍은 한법(汗法)으로 치료가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온병에는 한법을 사용하면 안되는데 여기다가 한법을 써서 진액을 더 소모시켰으니 풍온으로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온병에는 한량한 약을 사용해서 청열(淸熱)시키고, 자음(滋陰)해야만 한다.

 

 음양맥이 부()한 이유는 표열(表熱)이다. 풍온에서 땀이 나는 이유는 태양중풍과는 사뭇 다르다. 열퇴진액외설(熱退津液外泄). 열이 너~~무 쎄서 진액을 바깥으로 짜내는 느낌이라고 볼 수 있다. 태양중풍에서의 자한출은 땀구멍을 조절하는 위기(衛氣)가 약해서 땀구멍 조절이 안되서 땀이 질질 새는 느낌이었다면, 풍온에서의 자한출은 리열(裏熱)이 너무 쎄서 땀이 바깥으로 막 뿜어져나오는 느낌이다.

 

 또한 열로 인해 진액이 바깥으로 나올 때 기도 따라서 나오게 된다. 진액 소모가 있으면 반드시 기 소모도 동반된다. 따라서 몸도 무겁고, 피곤하고, 잠도 많고, 말에 힘도 없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현상이 생긴다.


 6-3 조문에서 직시는 안구의 문제, 실수는 대소변의 실금을 뜻한다. 하법(下法)도 한법(汗法)과 마찬가지로 진액을 소모하게 된다. 하지만 리실증(裏實證, 예를 들어서 양명병)에 하법을 쓰면 이미 리실(裏實)하니 진액이 엄청 소모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온병은 리실한 것은 아니므로 하법을 쓰면 음(陰)을 소모된다. 보통 음액이 손상되었다 라는 말을 들으면 간음(肝陰)과 신음(腎陰)을 생각하게 되는데 간음손상으로부터 직시, 신음손상으로부터 소변불리와 실수(失溲)를 떠올릴 수 있다.


 

 6-4 조문에서 화법(火法)은 뜸이나 온침 등과 같은 방법을 말한다. 몸이 누렇게 된다는 것은 화열에 의한 이 아직 가벼울 때 나타난다. 용혈성황달증과 비슷하다. 경간과 계종은 약간 경련이 일어나는 것을 뜻하는데 열극생풍(熱極生風)을 떠올리면 된다. 아니면 화열이 음액을 다 손상시켜 음액이 근맥(筋脈)을 자양하지 못했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이미 온병에는 화법을 쓰면 안되는데 여기서 만약에 화훈법을 한번 더 쓴다면 어떻게 될까? 화훈법이란 학자들마다 말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뜨겁게 해서 땀을 내는데 있다. 약간 사우나에 가서 등을 지지는 느낌이다. 또한 6-5 조문에서 역(逆)은 오치(誤治)와 같은 말이다. 한번 잘못 치료한 것은 그냥 치료 기간을 늘릴 뿐이지만 두 번 잘못 치료하면 죽는다고 말했다.


 정리하자면, 온병은 태양병이 아니다. 따라서 태양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마황탕류나 계지탕류를 사용하면 안된다. 이 조문에 방제가 제시되지 않은 이유는 그 당시에는 신량한 약을 쓰는게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현대에는 이런 온병 증상에 코로나에 많이 쓰인 은교산, 상국음 등을 사용한다.

 

 
 

참고 자료

『상한론 정해 8판』, 한의문화사 (ISBN 978-89-956426-3-4)

후시수, 『호희서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ISBN 978-89-980383-9-7)

류두저우, 『유도주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0-8-3)

하오완산, 『학만산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3-6-6)

류두저우, 『상한론 14강』, 도서출판 수퍼노바(ISBN 979-11-893960-1-5)

노의준,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 바른한약 출판사(ISBN 979-11-963330-3-4)

왕멘즈, 『왕멘즈 방제학 강의 上/下』,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ISBN 978-89-964123-5-9)

상한론 강평본 (https://mediclassics.kr/books/150)

 

학교에서 배운 걸 스스로 한 번 더 공부하기 위해

여러 참고 자료들을 찾아보고 쓴 정리본입니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미흡한 점이 많고,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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