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상한론 ]

23. 태양병이 오래되었을 때의 변천

by 한의사(진) 2022. 9. 7.

조문

23-1. 太陽病, 得之八九日, 如瘧狀, 發熱惡寒, 熱多寒少, 其人不嘔, 淸便欲自可, 一日二三度發. 脈微緩者, 爲欲愈也;

 

23-2. 脈微而惡寒者, 此陰陽俱虛, 不可更發汗更下更吐也.

 

23-3. 面色反有熱色者, 未欲解也, 以其不能得小汗出, 身必痒, 宜桂枝麻黃各半湯.

 

 

해석

23-1. 태양병을 앓은 지 8~9일에 학질의 양상과 같이 발열하고, 오한하면서, 열다한소하고, 구역질은 하지 않고 대변은 잘 나오면서 하루 2~3번 발작하고 맥이 약간 완한 경우는 나으려는 것이다.

23-2. 맥이 미하고 오한이 있으면 음양이 모두 허한 것이니 다시 발한하거나, 하법, 토법을 쓰면 안 된다.

23-3. 얼굴빛이 오히려 열색을 띠면 풀리려 하지 않는 것인데 그 이유는 땀을 못 냈기 때문으로 몸이 반드시 가려울 것이니 계지마황각반탕이 마땅하다.

 

해설

 태양병을 앓은 지 8~9일이라는 상황은 매우 특별하다. 참고로 8~9일이라는 조건은 1,2,3번 모두에 해당한다. 8번 조문에서 본 것처럼 태양병은 7일 정도면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8~9일이 지났는데 병세가 좋아지지 않고 전경도 안된 것 자체가 신기한 것이다.


 실제로 학질(虐疾)이 생기면 발열과 오한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면서 열은 많고 오한은 적은 양상을 보인다. 표증(表證)이란 오한(惡寒)을 위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표증이 없으면 오한이 없는 것이다. 역으로 오한이 있으면 아직 표증이 풀리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오한의 경중(輕重)으로 표사(表邪)의 진퇴를 따져볼 수 있는 것이다. 열다한소(熱多寒少)에서 열(熱)은 위양(衛陽)으로, 한(寒)은 사기(邪氣)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열다한소는 표사가 비교적 가볍고 정기(正氣)의 저항력이 강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구역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양으로 전변되지 않았다는 뜻이고, 대변이 잘 나온다는 것은 양명으로 전변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아직 태양표증이다.

 

 맥이 미완하다는 것은 증(證)이 현재 조용한 상태에 있음을 뜻한다. 앞의 4번 조문에서 맥이 정(靜)하면 전변하지 않은 것이고, 맥이 삭급(數急)하면 전변되려는 것이라 했다.

 

▶▶▶4. 태양병의 전변 판단

 

 따라서 맥이 완하다는 것은 사기가 쇠했음을 뜻하고 그러므로 조만간 나을 것이라는 의미다.


 맥미(脈微)의 ‘미’는 맥미완(脈微緩)에서처럼 ‘약간’이라는 의미가 아닌 미맥(微脈)을 의미한다. 미맥은 누르면 끊어질 듯하고 있는 듯 없는 듯 한 맥이다. 미맥(微脈)은 양허를 의미하고, 세맥(細脈)은 음허를 의미한다. 맥미(脈微)하면서 오한(惡寒)하니 태양의 양기가 허(虛)하고 소음병으로 변하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음양구허라고 말을 한 것이다. 이는 표리(表裏)가 모두 허(虛)한 것이므로 한토하법을 쓰면 안 되고, 오히려 온보(溫補)해줘야한다.


 얼굴이 열색(熱色)을 띤다는 것은 사기(邪氣)가 바깥쪽에 울체되어있어 얼굴이 뻘겋게 된 홍조를 띰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아직 표사(表邪)가 풀리지 않았음을 뜻한다. 이를 미사울표(微邪鬱表)라 한다. 땀을 내지 못해 아직 표사가 표에 있으므로 얼굴의 홍색(紅色)이 있고, 신양(身痒)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발한(發汗)해야한다.


 그렇다면 마황탕을 쓰면 되지 왜 굳이 계지마황각반탕(桂枝麻黃各半湯)을 쓰는 것일까? 계지마황각반탕은 계지탕 1/3과 마황탕 1/3을 섞은 처방이다. 마황탕에 비해 발한력은 조금 딸리는 대신 계지탕의 영위를 조화시켜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여기서는 주기적으로 한열이 있지만 땀이 없기 때문에 완전한 계지탕증은 아니고, 땀이 없기 때문에 마황탕을 쓰긴 해야 하는데 마황탕은 학질처럼 주기적인 한열이 있는 것을 다스릴 수는 없으므로 두 처방을 섞은 것이다.

 
 

 

참고 자료

『상한론 정해 8판』, 한의문화사 (ISBN 978-89-956426-3-4)

후시수, 『호희서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ISBN 978-89-980383-9-7)

류두저우, 『유도주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0-8-3)

하오완산, 『학만산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3-6-6)

류두저우, 『상한론 14강』, 도서출판 수퍼노바(ISBN 979-11-893960-1-5)

노의준,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 바른한약 출판사(ISBN 979-11-963330-3-4)

왕멘즈, 『왕멘즈 방제학 강의 上/下』,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ISBN 978-89-964123-5-9)

상한론 강평본 (https://mediclassics.kr/books/150)

 

학교에서 배운 걸 스스로 한 번 더 공부하기 위해

여러 참고 자료들을 찾아보고 쓴 정리본입니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미흡한 점이 많고,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