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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한론 ]

48. 태양과 양명의 병병(幷病)

by 한의사(진) 2022. 9. 21.

조문

48-1. 二陽幷病, 太陽初得病時, 發其汗, 汗先出不徹, 因轉屬陽明, 續自微汗出, 不惡寒. 

 

48-2. 若太陽病證不罷者, 不可下, 下之爲逆, 如此可小發汗.

 

48-3. 設面色緣緣正赤者, 陽氣怫鬱在表, 當解之熏之.

 

48-4. 若發汗不徹, 不足言, 陽氣怫鬱不得越, 當汗不汗, 

 

48-5. 其人躁煩, 不知痛處, 乍在腹中, 乍在四肢, 按之不可得, 

 

48-6. 其人短氣但坐, 以汗出不徹故也, 更發汗則愈.

 

48-7. 何以知汗出不徹, 以脈澁故知也.

 

 

해석

48-1. 이양의 병병은 태양에 처음 병이 들었을 때 땀을 냈으나 땀이 난 것이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인해 사기가 양명으로 옮겨가서 계속 약간씩 절로 땀이 나고 오한하지 않는 것이다.

48-2. 만약 태양병증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을 때는 하법을 쓸 수 없는데, 하법을 쓰면 역(잘못 치료한 것)이며, 이럴 때는 살짝 땀을 내면 된다.

48-3. 얼굴빛이 붉어졌다면 양기가 표에 울체되어 있는 것이니 땀을 내거나 훈법을 써야 한다.

48-4. 만약 땀을 낸 게 부족하면 양기가 울체되어 있어 제대로 풀지 못한 것인데, 마땅히 땀을 내야 할 것을 땀을 내지 않은 것이다.

48-5. 이런 환자는 조번하고 아픈 곳을 알 수 없고, 때로는 배가 아프고, 때로는 사지가 아파서 눌러봐도 알지 못한다.

48-6. 이런 환자는 숨이 짧고 단지 앉아만 있으니 땀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다시 땀을 내면 낫는다.

48-7. 땀이 제대로 나지 못했다는 것을 어떻게 아는가? 맥이 삽하기 때문에 알 수 있다.

 

 

해설

 먼저 48-1번 조문을 보자. 합병(合病)과 병병(幷病)의 개념은 상한론에서 정말 자주 나온다. 합병은 2~3경의 증후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기(邪氣)가 태양과 양명에 동시에 들어가 오한, 발열, 두통, 무한, 구토 등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병병은 한 병이 다 제거되기 전에 또 다른 한 경의 증후가 나타나는 것이다. 선후관계가 있다. 본 조문에서 이양(二陽)의 병병은 태양과 양명의 병병이다. 태양에 처음 병이 들었다고 했으므로 태양병 다음에 양명병이 온 경우다. 조문에서 병병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태양병에 발한법(發汗法)을 쓰는 것은 타당한 치료다. 그러나 그 땀을 내는 행위가 철저하지 못했을 경우 양명으로 사기(邪氣)가 이동할 수 있다고 했다. 발한(發汗)은 사기(邪氣)를 몰아낼 수 있을 정도로 해야 한다. 표사(表邪)가 풀리지 않으면 사기(邪氣)가 양명으로 옮겨갈 확률이 높다. 양명병은 위장 내에 열이 있다 보니 이 열이 바깥쪽으로 쪄올라오면서 자꾸 땀이 나게 되고 오한(惡寒)이 없어진다. 양명병만 있다면 사하법(瀉下法)을 쓰는 게 옳다. 그렇지만...


 48-2번 조문을 보면 태양병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았다고 했다. 다시 여기까지의 상황을 정리해보면, 태양병이 처음에 왔는데 발한력(發汗力)이 조금 부족해서 사기(邪氣)가 양명으로 옮겨갔다. 태양병과 양명병이 같이 있는 상황이다. 아까 말한 것처럼 양명병만 있다면 사하법(瀉下法)을 쓰는게 맞으나, 태양병도 같이 있다. 태양병에 하법을 쓰면 아직 남아있는 표사(表邪)가 내함(內陷)하여 다른 병변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먼저 해표(解表)한 후 공리(攻裏)해야 한다. 이미 표사(表邪)가 조금 리(裏)로 들어왔으므로 표증은 좀 약해졌을텐데 이럴 때 땀을 많이 내면 진액이 손실되어 양명조열(陽明燥熱)을 조장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발한(小發汗)해야 한다.


 48-3번 조문에서 얼굴이 붉다는 것은 음허(陰虛)에서 관홍(顴紅)이 생기는 느낌이 아니고, 정말 심하게 속까지 뻘~건 상황을 말한다. 태양병의 표사(表邪)가 아직 다 풀리지 않아서 그렇다. 훈법도 마찬가지로 땀을 내는 방법이다. 습식 사우나에 들어가는 것처럼. 그래서 표사(表邪)를 풀기 위해 어쨌든 땀을 내야 한다.


 48-4번부터 48-7번까지는 이양병병(二陽幷病)의 원인과 주증(主症)을 알려준다. 48-4번에 보면 병병이 생긴 이유를 말하고 있다. 땀을 낸 게 부족했기 때문이다. 땀이 나야 하는데 제대로 충분히 나지 않아 표사(表邪)가 발산되지 못하고, 양울(陽鬱)이 생긴 것이다. 뭔가 대청룡탕증이 생각난다. 양울(陽鬱)이 되어 리열(裏熱)로 화열(化熱)하면 당연히 번조가 나타나고, 폐기(肺氣)가 불리해져 호흡기 관련 문제도 생긴다. 태양은 피모(皮毛)를 주관하고, 양명은 기육(肌肉)을 주관하는데 두 경(經)의 사기(邪氣)가 풀리지 못해 영위지기(營衛之氣)가 원활하지 못해 여기저기가 아픈 것이다. 원래 기체(氣滯)는 통무정처(痛無定處)하다.


 맥삽(脈澁)은 허실(虛實) 어디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사기가 옹체(壅滯)되어있는 실증(實證)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정허혈소(正虛血少)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맥삽과 동시에 유력(有力)과 무력(無力)으로 허실을 감별해야 한다. 이 조문에서는 사기가 두 경에 울폐되어 있어서 맥삽(脈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위에서처럼 해표(解表)를 먼저 하고 하법(下法)을 써서 태양과 양명의 사기(邪氣)를 풀어줘야한다.

 
 

 

참고 자료

『상한론 정해 8판』, 한의문화사 (ISBN 978-89-956426-3-4)

후시수, 『호희서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ISBN 978-89-980383-9-7)

류두저우, 『유도주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0-8-3)

하오완산, 『학만산 상한론 강의』, 물고기숲 (ISBN 978-89-980383-6-6)

류두저우, 『상한론 14강』, 도서출판 수퍼노바(ISBN 979-11-893960-1-5)

노의준, 『상한금궤방 사용설명서』, 바른한약 출판사(ISBN 979-11-963330-3-4)

왕멘즈, 『왕멘즈 방제학 강의 上/下』, 베이징전통의학연구소(ISBN 978-89-964123-5-9)

상한론 강평본 (https://mediclassics.kr/books/150)

 

학교에서 배운 걸 스스로 한 번 더 공부하기 위해

여러 참고 자료들을 찾아보고 쓴 정리본입니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미흡한 점이 많고, 오류가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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